〇 윗사람의 할 탓
“귀를 늘어뜨리고 꼬리를 흔드는 것은 빌어먹는 개의 태도이고, 등창을 빨고 치질을 핥는 것은 예쁘게 보이려고 뜻을 맞추는 신하이다.
그러한 것이 비록 더럽다고는 하나 그 근원은 윗사람이 만드는 데에 달려 있다. 만일 정직하고 충실한 사람이 많이 현달하고 아첨하고 사
곡(邪曲)된 사람이 이(利)가 없게 한다면 비록 상을 주더라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성호(星湖)가 충신들이 나아가는 것을 어렵게 여긴다는 점을 논하면서 한 말이다. 열 집이 사는 고을에는 반드시 충성스럽고 신실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 공자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어느 때고 충성스럽고 믿음직한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그들은 그들의 배운 바를 펼치
고자 하는 마음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즐겨 나서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자가 ‘정(政)은 정(正)이라’ 하여 정치를 바름을 행하는 것이라고 할 때 과연 현실 정치에서 그러한 것이 실현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
면 금방 알 수 있다. 개인으로서 괜찮아 보이던 사람도 일단 정계에 입문하면 평소 본인이 주장하던 원칙은 어디 가고 집단 이기주의에 복
무하며 한낱 거수기로 전락하는 것이 하나의 공식처럼 되고 보니 정말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 함부로 발을 들여놓기 어려운 것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풍토에서 자신의 올바른 생각을 참으로 지키지 못할 바에야 누군들 마음 놓고 참여할 수 있겠는가?
어디든 윗사람의 성향이 어떠냐에 따라 아랫사람들은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남의 윗사람이 되기도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정말
훌륭한 윗사람이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아랫사람의 신뢰를 받아가며 그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할 수 있으려면 윗사람이 깨
어 있어야 한다. 그는 명령자가 아니라 여러 사람의 의견을 취합하여 그들을 대변할 수 있을 때 상하가 조화롭게 역할 분담자로서의 기능을
다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교만한 지도자는 결국 본인은 물론 아랫사람들마저 숨을 못 쉬게 하는 장애를 유발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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