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페이스북의 글
아욱을 뽑아버리고 베틀을 버리는 뜻
지평견문
2016. 7. 8. 11:10
〇 아욱을 뽑아버리고 베틀을 버리는 뜻
《사기(史記)》 순리전(循吏傳)에 보면 전국시대 노(魯)나라의 정승 공의휴(公儀休)에 관한 이야기기 실려 있다.
공의휴는 자기 집 동산에 있는 아욱을 뽑아버렸을 뿐 아니라 역시 자기 집에서 베를 짜는 베틀을 버렸다고 한다.
이를 발규거직(拔葵去織)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공의휴가 왜 그렇게 무모한 듯한 일을 감행하였을까? 거기에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감히 생각하기 어려
운 공의휴만의 지고지순한 마음 씀씀이가 있어 가능했던 것이다. 그의 심중에는 국가의 녹(祿)을 먹는 사람으로서
농군이나 장인(匠人) 등 백성들과 이권을 다투어서는 안 된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자기들의 친인척을 공무 직에 채용해 말썽을 빚고 있다고 한다. 적어도 국민을 대
변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함은 불문가지이다. 공의휴처럼 그들 집에서 하는 일을 포
기하라고까지는 주문할 수 없지만 적어도 공사(公私) 개념은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고위 공직자들이 염치를 잃
으면 어찌 나라 일이 제대로 될 것인가?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큰 소리 치기에 앞서 공복으로서 자신의 몸가짐부
터 제대로 단속하지 않으면 국민의 불신만을 잉태할 뿐임을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