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페이스북의 글
삼복 더위에도 장에 가신 어머니
지평견문
2016. 8. 2. 08:43
안성유기로 유명세를 타서 안성맞춤이란 말을 탄생시킨 안성은 이제 안성탕면이 더 유명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르지만 안성 장은 5일장으로, 끝 날이 2일과 7일로 되어있는 날마다 장이 선다. 물론 상설시
장은 별도로 존재한다.
어머니께서는 오늘도 장에 가셨다. 삼복더위도 안중에 없다고 여기시는지 8순의 노인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또 장을
찾으신 것이다. 전화 저 편으로 시장 특유의 시끌벅적한 소리가 배경 음악으로 깔리며 어머니의 음성을 느껴본다.
“아이고, 날씨도 더운데 뭣 하시러 장에 가셨어요? 웬만하면 일찍 들어가세요.”
나의 말에 어머니 말씀이 걸작이시다.
“나이가 어려 걱정이냐?”
“그게 아니라, 오히려 (연세가) 많아서 걱정이지요.”
어차피 그런 말씀을 드린다고 쉽게 짐 싸들고 들어가실 분은 아니지만 또 그렇게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는 게 나의
심정이다. 어머니께서는 무슨 일을 하시게 되면 시간도 잘 가고 재미도 있다 하시며 나름대로 인생을 향유하고 계
신 편이다. 그저 내내 건강하시기를 바라는 게 고작 자식들이 할 수 있는 전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