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페이스북의 글

이미 엎질러진 물

지평견문 2016. 10. 7. 09:10


발수난수(潑水難收)라는 말이 있다. 쏟은 물은 다시 담기 어려움을 뜻한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보니 다시 만회할 수 없는 국면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여기에는 나름대로의 고사가 전한다.

 

()나라 때 주매신(朱買臣)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의 아내는 그 집안의 가난을 못 견디어 집을 떠났다. 그런데 주매신이 나중

에 부귀해진 것을 보고 그를 떠났던 아내가 다시 함께 살기를 원하였다. 주매신은 물을 땅에다 붓고서 이혼한 아내에게 다시 쓸어 담

아 보도록 하여, 부부가 이미 이혼하였으면 다시 합칠 수 없다는 뜻을 보였다. 물론 이는 주매신의 고사가 아니라 실은 강태공(姜太

)의 고사라는 설도 있다. 어느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내용에 있어서는 다름이 없다.

 

전경련을 해체하라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번 미르와 K스포츠 모금 과정에서 보여준 전경련의 역할이 결정적 구실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經濟)란 경세제민(經世濟民)의 약자라 할 수 있다. 몇몇 사람들이 손에 쥐고 주물럭거리며 나누어 먹기 식

으로 해서는 제대로 된 경제가 활성화될 수 없다. 경제인들이 마땅히 앞서서 해야 할 바른 경제 논리가 먹혀들지 않고 오히려 경제

를 왜곡시킬 바에야 사회의 악이 될 수밖에 더 있겠는가? 이제 후회막급이라고나 할까, 아니면 발수난수의 가르침을 뼈아프게 수

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