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견문 2016. 10. 26. 08:56


지난 토요일 친구의 딸 결혼식장에 갔다가 돌아오던 길에 운동 삼아 남산공원을 둘러보았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는 1026

안중근 의사가 하얼삔에서 이등박문을 저격한 것을 기념하는 큰 플랜카드가 높게 걸려 있었다.

 

안중근 의사의 동상 옆을 지나는데 어린 꼬마가 안중근이 의사였느냐고 묻는다. 그러자 그 아버지인 듯한 사람이 이를 받아서 하

는 말이

 

병을 고치는 의사가 아니라 의로운 일을 한 사람이라는 뜻이야.”

 

그래서 그런가? 의사(義士)가 아닌 의사(醫師)는 반드시 의롭지만은 않다는 것을 고 백남기님의 사인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련의

사태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누가 보아도 물대포의 직사포에 의해 희생된 사실이 불을 보듯 뻔한 데도 이 나라의 상징적 대학의 의

사가 병사(病死)라고 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백주 대낮에 행해지고 있었다. 어제 부검을 실시하겠다는 경찰과 이를 반대하는 유

가족 및 시민 간에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팽배했지만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경찰이 강행을 멈추고 철수하였다. 어쩌면 대통령이 최

순실 사건으로 국민 앞에 나서서 사과하는 처지에 자칫 섶을 지고 불구덩이로 뛰어들 수 없는 상황이 그런 결론을 이끌어내지 않

았나 싶다.

 

오늘이 그 1026일이다. 안중근 의사가 하얼삔에서 돌아갔다고 하는 분이 있는 모양인데 사실은 여순 감옥이었음을 제대로 알

려줄 수 있도록 역사적 가르침도 제대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