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심(詩心)/한시(漢詩)
[스크랩] 한시(漢詩) 한 수의 여유
지평견문
2012. 8. 11. 13:13
〇 한시(漢詩) 한 수의 여유
권진(權軫)의 차결성객관운(次結城客館韻)이라는 시가 가히 볼 만하여 소개한다.
석보횡공반(石堡橫空半) : 돌방축은 반공중에 비껴 있고
고촌방해전(孤村傍海前) : 외로운 마을일랑 바닷가 근처로세
고래정전지(古來征戰地) : 예로부터 전쟁터였건만
금견태평연(今見太平煙) : 지금은 태평스런 연기가 드날리네.
왕사부운외(往事浮雲外) : 지난 일이란 뜬 구름 밖이요
유년객빈변(流年客鬢邊) : 흐르는 세월은 객의 귀밑가로다.
장안지기허(長安知幾許) : 서울은 예서 얼마나 될 거나
극목의망연(極目意茫然) : 멀리 바라보니 마음만 아득하여라.
결성(結城)이라면 충남 홍성 지역의 옛 지명이다. 결성 객관에서 바라보는 권진의 감회가 자못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기에 충분하다.
바닷가 근처에 있는 결성 객관의 모습이 하늘을 배경으로 투사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가? 그곳이 옛날부터 전쟁터였다면 나름대로 교통도 괜찮을 성 싶은 곳이다. 옛날에 그곳이 비록 전쟁터였을망정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작자 앞에는 그저 태평스러운 인가의 연기가 피어오르며 이를 무색케 할 뿐이다.
무심히 흐르는 세월은 뜬구름과 진배없고 그저 느느니 귀밑의 흰머리일 뿐이다. 서울일랑 예서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아득하게만 느껴짐은 또 어째서일까? 짧은 시 한 수에 불과하지만 뭔가 많은 것을 말해주고 보여주는 듯하지 않은가?
출처 : 효제충신[孝悌忠信]
글쓴이 : 김세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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