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 및 여행기/자전거 여행

따릉이를 이용해 돌아본 서울시

지평견문 2021. 9. 1. 07:26

 

 

올해 52일부터 자전거(따릉이)를 이용해 서울시내 각 행정동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평소에 전혀 알지 못하던 새로운 사실들도 알게 되었다. 서울시에 구()가 무려 25개나 된다는 사실조차 처음으로 알고 다소 놀라울 정도였다. 각 구마다 여러 동()이 있게 되니 동수는 또 그대로 그 수가 적지 않았다. 전혀 모르는 동도 적지 않았고, 동이라는 것도 같은 동이 아니라 법정동과 행정동으로 나뉘기도 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법정동은 동명은 있어도 정작 주민센터가 없었고, 행정동만이 주민센터를 가지고 있었다. 같은 동명으로 1동부터 몇 개 동이 있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다고 1동부터 차례대로 있는 것도 아니었다. 중간에 이가 빠진 경우도 있는데 아마 그것은 차례로 있던 동들 중 일부가 다른 이름으로 동명이 바뀐 경우가 아닐까 싶다. 한자는 다르지만 우리 말로 같은 동도 존재한다. 예컨대 신사동은 강남구, 은평구, 관악구 등에 각각 있어 같은 이름이 셋이나 존재한다.

 

  - 서울시내를 돌아보는 일을 끝나는 날 이용한 따릉이 (송파구 가락시장역 근처에서)

 

 

     - 서울 시내를 분점하고 있는 25개 구(區)

 

 

위와 같은 사정이 있어 일단 법정동은 제외하고 찾기가 비교적 수월한 행정동을 중심으로 돌아보게 되었다. 우선 내가 살고 있는 용산구 일대부터 먼저 돌아보고 근접 구인 중구나 마포구 하는 식으로 원을 그려가듯 하나둘 돌아보았는데 그렇다고 꼭 그 원칙을 고수한 것은 아니다. 어느 경우는 거의 매일 같이 다니기도 했고, 비가 오거나 바쁜 일이 있으면 며칠을 건너뛰기도 하면서 꾸준히 돌아본 결과 마침내 828일 모두를 돌아보게 되었다. 유시유종(有始有終)이라는 말처럼 시작하니 결국 끝을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후암동 종점 근처의 용산중학교 앞에서부터 출발하여 각지를 돌아보았지만 목적지가 

집에서 멀어질수록 그곳까지 가는 시간이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나중에는 현지에 가서 그곳에 있는 따릉이를 빌려 돌아보게 되었다. 어느 지역은 심한 비탈길을 올라가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경우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 사실상 무리였기 때문에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기도 하였다.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는 데는 상관이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차도나 인도를 넘나들며 다녀야 할 때도 적지 않았다. 다니다 보면 생각지도 못하게 문화유적과 관련된 곳을 지나가게 되어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찾아가기도 하였다.

 

서울 시내 곳곳을 돌아보는 일이 하나의 목표가 되면서 다소 설레는 마음도 생겼다. 마치 소풍을 기다리는 아이와도 같은 마음이랄까. 하나의 구를 다 돌 때마다 서울 지도상에 붉은색으로 영역 표시를 하며 나름 성취감도 느꼈다. 끝내고 나서도 돌아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백두대간 산행을 친구들과 같이 어울려 몇 년 만에 마친 기억이 마음 한구석에 뿌듯하게 자리하고 있는데, 혼자서 서울 시내 곳곳을 훑어본 감상도 나름대로 또 하나의 아름다운 흔적으로 간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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