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견문 2022. 2. 15. 21:57

< 고독 >

             - 윤고영

 

왜 있잖은가

 

비오는 날

창문 열어 놓으면

나무잎새에서 토닥거리는

쓸쓸함 같은 거

 

저녁나절에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언덕쯤에서

저녘노을 바라볼 때의

막막한 그리움 같은 거

 

왜 있잖은가

 

지금껏 걸어온 길 처연했지만

한편으론 정성 들여 갈무리 잘했다는

대견함 느끼며

위로받고 싶은 거

 

생각해보면

세상 한켠에 툭 떨어진

정말로 미세한 존재일 테지만

우주 속 어디쯤 그 한 부분 지탱하는

질량 가득한 정신 있었다고

자위하고 싶은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