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견문 2022. 5. 9. 23:54

< 5월이 오면 >

 

                    - 황금찬

 

언제부터 창 앞에 새가 와서

노래하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심산 숲내를 풍기며

5월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저 산의 꽃이 바람에 지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꽃잎 진 빈 가지에 사랑이 지는 것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오늘 날고 있는 제비가

작년의 그놈일까?

 

저 언덕에 작은 무덤은

누구의 무덤일까?

 

5월은 4월보다

정다운 달

 

병풍에 그려 있던 난초가

꽃피는 달

 

미루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듯

그렇게 사람을 사랑하고 싶은 달

5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