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계사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평견문 2013. 1. 3. 05:59

                 〇 계사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임진년도 마침내 한쪽으로 밀려나고 새로이 계사년이 들어섰다. 앞서 임진년 또한 앞의 해를 밀어내고 새롭게 등장했지만 어쩔 수 없는 세월 앞에 퇴장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새로 맞는 계사년 역시 언젠가는 다음 해에 자리를 내주고 물러나게끔 되어 있다. 그게 바로 역사다.

 

   과거도 한 때는 미래였고, 현재의 과정을 거쳐 과거로 굳어지게 된 것이다. 현재라는 순간은 현재라고 깨닫는 순간 어느새 지나가버리고 만다. 미래를 현재라는 점으로 찍고 과거로 밀어내는 일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래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일정한 상관관계 속에 형성된다. 우리가 미래의 장밋빛 희망을 말하지만 현재나 과거 없는 미래란 존재하지 않는다.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그저 한낱 과거나 추억하고 매몰되자고 하는 데 있지 않다. 그것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어느 정도 가능성을 타진하는 지렛대로 충분한 그 기능성을 띠고 있음을 우리는 과거의 경험치를 통해서 불확실하나마 어느 정도 예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하루나 금년의 하루가 특별히 물리적으로 다를 것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체감하는 바는 분명 다르게 인식된다. 태양은 매일 일정한 패턴으로 동서의 획을 긋지만 단 한 번도 같았던 적은 없었다. 제행(諸行)이 무상(無常)한 것이다.

 

   임진년 초나 계사년 초가 비록 비슷하지만 분명 다른 데서 우리는 또 뭔가 다른 감흥을 가지게 되고 새롭게 각오를 다져야 한다. 작년 뿐 아니라 50여 성상 동안 연초에 계획했던 것이 연말이 되면 늘 뭔가 미진한 것을 느꼈고 올해라고 해서 달라질 것이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또 뭔가 시도를 해보아야 한다. 어차피 어떻게 될 것이라고 그냥 지내기보다는 그래도 뭔가 하려는 데서 우리는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출진역신(出陳易新)이라는 말이 있다. 묵은 것을 내보내고 새 것으로 바꾼다는 뜻이다. 지금이 그런 때이다. 작년을 포함해 우리는 과거에 누차 스스로 속인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또 다시 스스로 기만당하는 바가 있다 할지라도 우리는 또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라도 해야 인간으로서 나의 존재가 유의미할 수 있겠기 때문이다. 그저 주어지는 복을 헛되이 기다리기보다 복을 짓는 일을 실행하겠다는 각오로 한 해를 시작하는 것 또한 상쾌한 일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