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정의(正義 )

임금의 도(道)

지평견문 2013. 1. 8. 05:37

                    ○ 임금의 도(道)

 

     한(漢) 유향(劉向)의 《설원(說苑)》에 군도(君道) 편이 있다. 그 중에

 

    “임금의 도(道)는 청정무위(淸淨無爲)하고 널리 사랑하는 데 힘써야 하며[박애(博愛)], 어진 이를 임용하는 데 부지런해야 하고, 이목(耳目)을 널리 열어서 만방(萬方)을 살펴야 한다.”

 

고 되어 있다.

 

    청정무위가 청렴결백하고 일을 억지로 하지 말라는 말이라면, 박애(博愛)는 곧 널리 사랑한다는 것이니 프랑스 혁명의 슬로건 중의 하나일 만큼 그 중요성에 대해서는 재론할 여지가 없다. 백성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사실 임금이 될 자격도 없는 것이다.

 

    어진 이를 임용하는 데 힘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은 요즈음 청문회 소식을 접하면서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내정자들이 거의 예외 없이 범법 행위를 한 사실들이 밝혀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과연 본인조차 법을 지키지 않는 장관들이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법을 지키라는 말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한다면 설득력은 갖게 되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다. 뭐라고 그랬다가는 혹시 ‘너나 잘 해’라는 비아냥거림이 먼저 일게 되면 과연 영(令)이 설 수 있을까?

 

    이목(耳目)을 널리 열라는 말은 곧 귀와 눈을 크게 뜨고 열어 민생의 질고와 형편을 잘 살피라는 것일 게다. 다시 말해 립 서비스로만 매일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 말고 그야말로 제대로 여론(輿論)을 잘 청취하여 반영하라는 이야기가 아니겠나? 국민들의 생각이 어디에 있는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밀어붙이기식으로 일을 추진한다면 결국 말과 행위가 어긋나 점점 국민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음을 당사자들은 잘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비판자들이 있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 그나마 비판마저 사라지게 되면 정말 큰일이다.

 

            (* 2009.9.24 용두팔 홈페이지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