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 자와 지혜로운 자
〇 어진 자와 지혜로운 자
《논어》 이인(里仁)편에 보면 공자가 한 말 중
“어진 자는 인(仁)을 편안히 여기고, 지혜로운 자는 인을 이롭게 여긴다.[仁者 安仁 知者 利仁]”
고 하는 구절이 보인다.
그렇다면 ‘인(仁)’은 과연 무엇인가가 관건이겠는데, 인에 대해서는 논어 자체에서도 여러 경우에 쓰이고 있어 그에 대한 해석은 자연 구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을 하나하나 따지기보다 큰 범주에서 대략 불교식으로 하면 ‘자비’, 기독교식으로 하면 ‘사랑’ 정도로 표현이 가능할 것이다.
지혜로운 자처럼 ‘인을 이롭게 여기는 것’도 막상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이왕이면 한 발 더 나아가 인에 편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언제부터인가 공주 근처를 지나다 이인 지역을 지나면 논어의 ‘이인’을 떠올리곤 하는데 무슨 관련이 있는지는 사실 모른다. 그럼에도 그것참 이름 잘 지었다고 나름대로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이 글귀가 떠올라서이다.
인을 이롭게 여기고 또 인을 편하게 여기는 사회가 바로 우리가 추구해가야 할 이상향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예기》 예운(禮運)편에 나오는 크게 하나가 된다는 의미의 대동(大同) 사회는 나의 자식을 사랑하고 나의 부모를 섬기듯이 다른 사람들의 자제나 부모에게까지 그러한 것이 미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그런 사회는 바로 인을 이롭게 여기고 나아가 인을 편안히 여기는 사람들이 아니고는 안 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