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정의(正義 )
균형을 잡자는 데
지평견문
2013. 1. 21. 05:43
○ 균형을 잡자는 데
기기(欹器)는 기울어져 엎어지기 쉽게 생긴 물그릇이다. 담긴 물이 적으면 기울어지고, 알맞으면 바로 서며, 가득차면
엎어지므로, 임금이 자리 우측에 두고 경계로 삼았다.
임금이 도대체 물그릇 하나를 우측에 두고 무엇을 경계로 삼는다는 말인가?
정치를 하다보면 불편부당하게 한다는 일이 매우 쉽지 않은 법이다. 이쪽을 올려주면 저쪽이 기울고, 한 쪽을 신경 쓰
다보면 다른 쪽이 소홀하게 되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100명이면 100명이 다 다른 것을 일정하게 그들의 요구 조건을 충족
시켜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나치지 않으면 모자라고, 모자라다 싶어 북돋아 주면 차고 넘치게 되니 과유불급의 중용을
지키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렇다고 어렵다고 해서 마냥 방치해둘 수만도 없으니 어떻게 하겠는가?
그래서 국민은 바란다. 하다가 잘못되는 것이야 어떻게 하겠는가? 문제는 정해진 시스템 속에서 상식적인 공동선을 추
구하며 공정하기를 바랄 뿐이다. 공적 이익을 위해서 하다가 잘못한 것까지야 어떻게 하겠는가? 애당초 이런 것들을 도외
시하고 사욕에 가려 공적 질서를 해치니 그런 것에 신뢰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믿어달라고 강요할 게 하니라 믿게끔 행동
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