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13년 4월 5일 오후 11:17

지평견문 2013. 4. 5. 23:28

어머니께서는 화단을 가꾸시기를 좋아하신다.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꾸미신 화단에 심긴 채송화, 봉숭화, 백일홍 등 꽃을 보며 화단을 좋아했다.
그래서 화단은 늘 아름다운 추억으로, 애틋한 향기로 다가온다.
그런데 이제 보고싶지 않은 화단이 하나 생겼다.
대한문 앞이라고 한다.
사람이 모이지 않도록 중구에서 화단을 조성했다고 한다.
나는 그 동안 착각했나보다. 나는 화단을 좋아했지만 꽃만 있는 화단을 좋아했던 게 아닌가 보다.
사람 내음이 나지 않는 화단은 그게 화단이란 이름으로 불려도 진정한 화단이 되지 못한다.
대한문 앞에는 크게 한을 품은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화단으로 인해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이 모이기 어렵게 된다면 그것이야 말로 화단(禍端)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왕 화단을 꾸미려거든 사람들이 모여 서로 화합해 즐길 수 있는 화단(和壇)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