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스런 사람의 등용
○ 탐욕스런 사람의 등용
제도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폐가 되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설령 제도가 잘 갖추어졌다 해도 인재 기용이 문제될 때가 많다.
성호(星湖) 이익(李瀷)의 말을 들어보자.
“국가에서 신하를 구하는 데는 탐욕이 없는 것을 첫째로 삼고 재주가 있는 것을 다음으로 삼아야 한다. 재주가 없는 자가 끼치는
해는 다만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 뿐이지만 탐욕이 많은 사람은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것만 엿보면서 나라와 백성은 잊어버린다. 백
성을 이롭게 함은 바로 국가를 이롭게 하는 것인데 오직 자기만 이롭기를 꾀한다면 나라가 망할 지경에 이르러도 돌아보지 않을 것
이다.”
의외로 공과 사를 망각하고 자신의 이익에 혈안이 된 사람들이 많이 발견된다. 심지어 무슨 직책을 맡고 집을 한 채 못 사면 바보
라는 식의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이 공공연히 회자되기도 한다. 어찌 그런 말들이 조금의 부끄럼도 없이 함부로 거론될 수 있는 지
놀라울 뿐이다. 거기에 또 그런 모습을 부러워하며 침을 흘린다면 그 또한 가긍하지 않은가?
평소의 씀씀이가 자신의 수입을 훨씬 능가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아마도 뭔가 떳떳치 못한 구석이 존재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그
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 수 있겠는가? 공직을 수행하는 것은 명예로운 일이다. 스스로 명예를 손상시키면서 다른 사람
을 바르게 인도할 수는 없다. 공자가 제자에게 소인 유(小人儒)가 되지 말고 군자 유(君子儒)가 되라고 한 것은 나름대로 까닭이 있어
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