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禮)의 효용성
○ 예(禮)의 효용성
제(齊)나라의 경공(景公)이 술을 마실 때 예를 무시하려 하였다. 그러자 안영(晏嬰)이 한 마디 하였다.
“지금 5척(尺) 동자도 그 힘이 저 안영을 이길 수 있고, 또 임금님도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감히 함부로 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예(禮)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란 명분을 바로잡는 것을 위주로 한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구분되는 척도 중의 하나가 바로 그런 예가 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만약 물리적 힘에 의하여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면 지금 사회는 극도로 혼란해 빠지고 말 것이다. 그야말로 온 세상이 약육강식의 장이
되어 부당하게 남을 해치는 자들이 속출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예와 질서가 갖추어져 있음으로서 그나마 상호 간에 양보하고 배려하는
가운데 서로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비록 하찮아 보일지 모르지만 교통질서 하나라도 제대로 지키고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버리지 않는 작은 일에서부터 예 의식은 자란
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지적 수준이 십 수 년 전에 비해 괄목상대할 정도로 상당히 고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공
중 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고 있다. 그것 자체만으로도 뭔가 공교육이 마비된 데서 비롯된 현상이 아닌가싶어 씁쓸
하게 여겨질 때가 종종 있다. 안타깝지만 그러한 것이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만 하는 현실임에는 그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
인다. 그러한 것을 변화시키는 데 있어 주체는, 아무래도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묵묵히 원칙에 충실한 생각하는 바보들의 몫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