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심(詩心)/한국의 시
선암사에서 : 임태주
지평견문
2013. 5. 26. 16:21
< 선암사에서 : 임태주 >
그대 만나러 갔었지
시누대 마당비 자국
푸르스름한
절 마당 어귀
낮별들 성성히
널려 있었네
후박나무 너른 그늘에
풍경소리 몇 자락
차르랑차르랑
잎잎마다 빛나고
뒤란 그늘 자리
그대 함박웃음 같은
수국 꽃더미
화르르
화르르
지고 있었네
세상으로 흘러들
아득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절 밑 낯선 식당에 앉아
산채비빔밥 한 그릇
묵념처럼
오래오래 먹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