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정의(正義 )

누워도 잠자리가 편안하지 않아

지평견문 2013. 6. 19. 05:31

              〇 누워도 잠자리가 편안하지 않아

 

    요즈음은 무슨 리스트가 그리 난무하는지 세상이 어수선한 느낌이다. 가히 리스트의 시대라 할 만하다. 박모의 리스트니, 장모의 리스트니

하면서 전혀 성격이 다른, 그러면서도 뭔가 우리를 개운치 않게 하는 리스트 바람이 불고 있다. 한때 노태우 정권 때 무슨 범죄와의 전쟁을 비

롯해 여러 명칭의 전쟁이라는 용어가 판을 친 적이 있다. 우스갯말로 당시 언론사에서 활동하는 기자들을 종군기자라고 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리스트가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며 정국을 강타하는 현상은 뭐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각종 리스트와 관련하여 잠자리가 편안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름이 언론 상에 자주 거론된다. 그들 모두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거

물급들이니 웬만큼 이름 있다 싶은 사람들 중 밝혀지지 않았어도 떨고 있을 사람이 또한 적지 않을 터이다. 누워도 잠자리가 편안하지 않은 것

을 사자성어로 와불안석(臥不安席)이라 한다. 우리에게는 좌불안석(坐不安席)이라는 말이 보다 일반화되어 있는데, 뜻에 있어서 대동소이하다

하겠다. 둘 다 마음이 불안하거나 걱정스러워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일컫는 말이다.

 

    다른 사람들이 부정한 짓을 자행하여 처벌과 지탄을 받는 것을 번연히 보고 알면서도 또 계속해서 그런 부류의 상황이 끊임없이 재현되는 것

은 어째서일까? 남은 설령 그렇게 되어도 자신은 그 지경에까지 이르지 않을 거라 여겨서인가? 아니면 나중에야 어떻게 되든 당장 달콤한 꿀맛

에 어쩔 수없이 입맛이 당겨서이기 때문일까? 하여간 호흡을 길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긴 역사 속에서 삶을 조망하지 못하고 근시안적 이권에

매몰되어 스스로 악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고 마니 마치 불을 보고 달려드는 하루살이의 모습이 정녕 그러려니 싶다. 적어도 한 나라의 지도급 인

사가 되려면 이(利)보다는 역시 의(義)를 우선하는 덕목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고 상식일시 분명한 데 아직도 그렇듯 미망에서 깨어나지 못하니

이를 어찌하겠는가? 다 자신의 할 탓이려니.

 

    (2009년 4월 1일 용두팔 게시판에 올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