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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12일 오전 08:34

지평견문 2013. 7. 12. 08:43

아저씨, 길에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아침 출근 길. 평소에 따로 운동할 시간이 없어 출근할 때 서울역까지 걸어가는 것이 하나의 습관이 되었다.
언제나와 다름없이 걸어서 출근하는 데 후암시장 근처에 웬 사람 하나가 쓰러진 게 보였다. 크게 다친 모습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119에 신고하자니 바쁜 출근길에 그들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기도 뭐해서 생각해낸 것이 경찰서에 알리고 갈 길을 가자는 것이었다.
마침 가는 길 근처에 남대문 경찰서가 생각나서였다. 경찰서 출입이 달가울 일이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아침부터 경찰서를 찾았다.
밖에 경비를 서는 분에게 겨우 이실직고를 하고 다시 부리나케 내 갈길을 갈 수 있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내가 그런 사실을 신고한 것이 그 쓰러진 분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나 자신을 위한 것인가?
그냥 지나치면 마음에 걸려서 혹 그런 것은 아닌지? 어쨌거나 아무리 물신주의가 팽배한 세상이라도 인명은 소중한 것이니
그저 그 분에게 아무 별일이 없기를 바란다.
그 분에게 할 말이 있다면 그런 거다. 아저씨, 길에서 그러시면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