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정의(正義 )

묻기를 잘 하는 요순

지평견문 2013. 7. 16. 05:33

            ○ 묻기를 잘 하는 요순

 

    중국의 태평성대를 구가했다는 요순시대의 요(堯)임금과 순(舜)임금은 남에게 묻기를 잘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다른 사람들이 요순보다 반드시 더 훌륭해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요순이 그들에게 물어서 취한 것은 선(善)을 버리지 않으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는 것이다.

 

    강과 바다는 온갖 물을 다 받아들임으로써 모든 골짜기의 왕이 된다고 한다. 지혜 있는 사람도 자기의 졸렬한 꾀를 버리고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좋은 계책이 있으면 잘 받아들여야 한다고 한다.

 

    예에 밝다는 공자도 무슨 행사에선가 예에 대해서 물은 적이 있다. 어떤 사람이 그것도 모르냐고 비아냥거렸지만 공자는 묻는 것이 또한 예라고 답할 정도로 꼭 몰라서만 묻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아는 것을 보다 확실하기 위해 묻기도 하는 것이다. 어른이라 해서 어린아이에게 묻는 것이 하등 부끄러울 일이 아니다. 불치하문(不恥下問), 또는 불염치하문(不廉恥下問)은 그래서 생겨난 말일 게다.

 

    어제 (지리산 종주를 마치고) 남원에서 상경하기에 앞서 우리는 길 가는 이들에게는 물었다.

 

    “(고속) 터미널로 가려면 어디로 가지요?”

 

    그들의 친절한 답변, 그 전에 우리는 대략 가는 방향을 짐작하고 있었다. 그러나 보다 확신을 가지며 우리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놓칠 기회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이다.

 

                                     (* 2009년 8월 24일 용두팔 게시판에 올린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