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읽기
* < 대박 >
지평견문
2014. 6. 13. 10:46
* < 대박 >
나는 이 말이 천박한 것 같아서 별로 쓰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의 경우는 할 수 없이 이 말을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다.
내가 주로 하는 일이 사전 편찬에 관한 일이다. 마침 작업 도중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장면을 만났다. 이런 것을 대박이라고 하는지는 모르지만...
周朴(주박) : 당(唐) 복주(福州) 사람. 자는 대박(大朴). 황소(黃巢)의 회유를 거절하여 살해됨.
주박은 자기 이름이 ‘박(朴)’인데 자(字)를 ‘대박(大朴)’이라 했으니, 이것이야말로 대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도 익히 들었음직한 황소의 난 때 바로 그 황소의 회유를 거절했다가 살해되었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그가 만일 황소의 말을 들었다면 세속 사람들이 말하는 그야말로 ‘대박’이 날 수 있었을는지도 모르지만 그는 반란군의 회유를 거절하고 죽음을 택했으니 나름대로 의로운 사람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