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견문 2014. 8. 29. 09:37

    승정원일기를 보다 보니 영조가 가끔 건공탕을 먹지 않고 고집을 부리다 앞으로는 잘 먹겠다고 약방제조들에게 약속을 한 일이 있습니다. 신하 중 한 명이, 아예 그것을 임금이 글씨를 써서 걸어놓자고 합니다. 약속을 해놓고 이를 실천하느라 애쓰는 노인 영조의 모습이 안쓰러움에 절로 미소가 일었습니다.

 

    앞으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등 고위 공직자들이 한 말은 이런 방법을 쓰면 어떨까요? 예기에 보면 임금 옆에는 좌사와 우사가 있어 한 사람은 임금의 말을 기록하고 한 사람은 임금의 행위를 기록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러면 말과 행동이 맞고 틀리는지, 그야말로 언행일치가 되는지 쉽게 판별할 수 있게 되고 아무래도 말과 행동을 신중하게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100% 말과 행동이 일치되게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언행일치가 되도록 노력하는 가운데 국민의 신뢰가 쌓이는 것임은 두 말하면 잔소리가 되겠죠.

 

    제발 누가 무슨 말을 하면 믿고 사는 그런 사회가 도래하였으면 하는 아주 소박한 희망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