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견문 2014. 11. 21. 06:24

< 1권 다 보았음 >

 

큰 아이의 메모지이다.

큰 아이는 이제 박봉이나마 취직하여 직장 생활한 지 몇 달 되었다.

아이들에게 아무리 바빠도 매일 조금씩이나마 책을 읽으라고 주문하는 게 평소 나의 잔소리이다.

 

얼마 전 도서관에서 박시백 화백의 조선왕조실록이라는 만화책을 빌려다주고 읽으라 했는데 별반 진도가 없었다. 빨리 읽지 않으면 도서관에 반납하겠노라고 협박성(?) 발언을 했더니 효과가 있다. 때로는 가는 말이 거칠어야 오는 반응이 좋을 때도 있는 법이다.

그래서 나온 결과가 위의 메모지 내용이다. 20권 중 1권을 겨우 읽었으니 아직 갈 길은 멀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물꼬는 트인 셈이다. 이제 어쩔 수 없이 루비콘 강을 건넌 것이다. 만화 20권으로 조선왕조 500여 년의 역사를 대충 스크린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래서 나도 다른 메모지에 다음과 같이 써서 그 메모지 앞에 가지런히 놓았다.

 

< 잡으면 얻고 놓으면 잃는다.

시작이 반이다.

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이라.

手不釋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