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정의(正義 )

명성과 실제

지평견문 2013. 6. 15. 05:27

            〇 명성과 실제

 

    실제와 명성은 같아야 한다. 그럼에도 명성이 실제보다 지나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를 성문과정(聲聞過情)이라 한다. 실제보다

소문이 나쁜 것도 문제지만 명성이 실제를 뛰어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군자는 성문과정을 부끄러워한다고 했다. 누가 나의 실상이 아닌 것을 가지고 나를 지나치게 칭찬했다 해서 즐거워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사회 곳곳에서 실상과 달리 많은 사람들이 멋지게 분식되어 사람들을 헷갈리게 한다. 그들이 실상과 맞지 않는 명성으

로 어떤 중책을 맡았을 때 그 폐단은 걷잡을 수없이 막대할 수도 있다. 그때 가서 실제와 명성이 걸맞지 않은 것을 알았을 때는 너무 늦

은 감이 있다.

 

    사회가 투명하지 않을수록 명성과 실제가 다르게 나타난다. 사회적 명망가 중에도 가끔 알려진 실상과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음

을 발견할 수 있다. 정의를 입이 닳도록 외치면서 본인은 정작 정의와는 거리가 한참 먼 행태를 서슴없이 행하기도 하는 것이다. 얼마

전 장관들이 교통 법규를 수시로 어긴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공직에 있으면서 그렇듯 법규를 어기는 것에 무신경하거나 별 것 아

니라고 치부했다면 과연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말로는 국민을 섬긴다고 하면서 실상은 군림하고자 하는 일단이 바로 그러한

데서 싹튼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사회적 믿음을 저버리는 행위는 결코 큰 데만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작다고 여기는 부

분에도 엄존함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산이 물의 명성을 얻어 무엇 할 것이며 물이 산의 이름을 빌어서 어디에 쓸 것인가?

 

                  (*2009년 3월 11일 용두팔 게시판에 올린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