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심(詩心)/한시(漢詩) 38

이달충(李達衷)의 한시(漢詩) 한 수

이달충(李達衷)의 한시(漢詩) 한 수 촌사의산산요촌(村舍依山山繞村) 마을 집은 산을 기대었고 산은 마을을 둘러 산전소경접형문(山前小徑接衡門) 산 앞 작은 길이 싸리문에 이어졌네 파명석치강류백(波鳴石齒江流白) 물결이 돌에 부딪쳐 강물이 희고 풍과상전우기혼(風過桑顚雨氣昏) 바람이 뽕나무 위를 지나니 비오려나 어둡네 이달충(李達衷, 1309년 ~ 1384년)은 고려 말의 유학자·문신으로, 본관은 경주(慶州), 자는 중권(仲權), 호는 제정(霽亭)이며, 시호는 문정(文靖)이다. 충숙왕 때 문과에 급제하여 성균관좨주(成均館祭酒)를 거쳐서 공민왕 때 전리판서(典理判書)·감찰대부(監察大夫)를 역임하였다. 이 시는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강원도 삼척도호부 편에 소개되어 있는데 아마도 그가 강원도관찰사를 ..

김극기차권적시(金克己次權迪詩)

大關山高碧海東(대관산고벽해동) 대관산(大關山)이 푸른 바다 동쪽에 높은데 流出萬壑環千峯(유출만학환천봉) 만 골짜기 물이 흘러나와 천 봉우리를 둘렀네 畏塗一線掛喬木(외도일선괘교목) 험한 길 한가닥이 높은 나무에 걸렸는데 脩蟒縈紆凡幾重(수망영우범기중) 긴 뱀처럼 구불구불 무릇 몇 겹인지 秋霜鴈未過時落(추상안미과시락) 가을 서리는 기러기 가기 전에 내리고 曉日鷄初鳴處生(효일계초명처생) 새벽 해는 닭이 처음 우는 곳에 돋는도다 絶壁紅霞晝接夜(절벽홍하주접야) 높은 절벽에 붉은 노을은 낮부터 밤까지 잇닿고 幽崖黑霧陰連晴(유애흑무음련청) 깊숙한 벼랑엔 검은 안개가 음천(陰天)에서 갠 날까지 잇닿았네 擧手堪攀玉斗柄(거수감반옥두병) 손을 들면 북두칠성 자루를 부여잡을 듯 垂足可灌銀潢..

스스로를 위안하며[自遣 : 이백(李白)]

○ 스스로를 위안하며[自遣 : 이백(李白)] 對酒不覺暝(대주불각명) : 마주 대한 술잔에 어느덧 날은 저물고 落花盈我衣(낙화영아의) : 꽃잎은 떨어져 옷자락에 수북하네. 醉起步溪月(취기보계월) : 취한 몸 일으켜 시냇가 달을 따라 거닐 제 鳥還人亦稀(조환인역희) : 새도 돌아가고 인적 또한 끊겼구나. 술을 마시다보니 어느새 땅거미가 밀려와 밤을 재촉한다. 무심히 떨어지는 꽃잎이 옷자락에 가득 쌓이도록 한참이나 그렇게 술동이를 비웠다. 취기에 얼근한 몸을 비척거리며 휘영청 달 밝은 냇가의 밤을 거닌다. 이미 새는 둥지로 돌아간 지 오래 되었고 인적조차 드물건만 그래도 취객이 걷기엔 달빛 어린 시냇가가 나름 어울리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