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일 아침. 아침 정적을 깨는 음악소리가 갑자기 울려퍼진다.
그러더니 금방이라도 알아챌 만한 이장의 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넘실거린다.
"주민 여러분, 오늘은 마을 안길 풀베기를 하기로 한 날입니다.
각 가정에서는 한 분씩 나오셔서 빠른 시간 내에 작업을 마칠 수 있도록 협조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이 또한 6.29선언인가?
문명의 이기는 이곳 고향 땅에도 어김없이 많은 변화를 초래했지만 특유한 억양의 이장님투 방송 멘트는 여전하다.
마을의 전화래야 행정 전화가 고작이던 시절
"oo 어머니, oo에게 전화가 왔사오니 지금 빨리 이장집으로 전화받으러 오시기 바랍니다..."
라고 하며 동네가 떠나가도록 방송을 해대던 기억이 새롭다. 많은 변화 속에도 뭔가 가슴을 건드리는 건덕지가 남아 있기에
고향은 늘 정겨운지 모르겠다. 어디선가 뻐국이가 제 이름을 부르며 열심히 울어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