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정기산행이 이루어졌고 부부 동반한 친구가 있는가 하면 아들을 데리고 온 친구도 있었다. 20명이 넘는 친구가 모였으니 그 또한 근래 드문 성황을 이룬 셈이다. 처음 보는 친구도 새로이 참가하여 신선함을 보탰다. 출발에 앞서 기념 사진을 촬영할 때의 모습이 하나같이 밝았다. 이번에 수능 시험을 치룬 고3 학생도 있었고, 다음 달에 딸을 결혼시키는 친구는 부부가 동참하기도 하였다.
말은 많이 들었지만 숨은벽능선은 처음이다. 달마의 자랑이 귀가 아플 정도로 무성했기에 그만큼 호기심이랄까 기대도 적지 않았다.
성기라는 이름이 뭐하다 하여 무성이라 이름을 고친 친구도 반갑기는 매한가지이다. 그는 건강의 전도사라 할 만큼 다변인 데다 그쪽 방면의 상식도 많은 편이다. 눈 뜨고 차마 못 볼 정도로 다정한 동관이 부부의 모습은 늘 우리를 흐뭇하게 한다. 몇 년 전 일본 북알프스에 갔을 때 처음으로 부부가 떨어져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는 이미 전설이 된 지 오래이다.
오맨만에 태선이가 산행에 합류하였다. 산행을 한 지 거의 1년이 되었을 것이라고 하더니 과연 오늘 산행에 좀 힘들어 했다. 후미대장이라는 직책을 맡은 내가 끝까지 같이 해주었더니 그걸 또 고마워 했다.
숨은벽의 모습이 장난이 아니다. 명불허전이라고나 할까? 숨은벽만의 매력을 발산하였지만 결국 우리 눈에 적나라한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더 이상 숨은벽이 되지 못하는 아이러니를 태생적으로 지녔다고나 해야 할까? 어쨌든 오늘 코스는 그 나름대로 한껏 매력을 발산했음은 틀림이 없다.
좁은 바위 틈을 줄을 서서 지나갔다. 배낭은 벗어 들고 가야할 만큼 좁았지만 그래도 몸이 빠져나갈 정도라면 날씬하다고 과신해도 되지 않을까 어거지로
위안을 삼아봄직 하다.
오르는 길이 있으면 내려가는 길도 있게 마련. 하산한 다음 뒤풀이는 또 하나의 예정된 코스로 객적은 농담들을 주고받는 자리가 마냥 즐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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