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희 김여사님과의 대화 >
전화를 걸었다.
"냉이 한 바가지에 얼마에요?"
"30만 원입니다."
"30만 원 받아가지고 되겠어요? 한 50만 원은 받아야지..."
그러고는 으레적인 안부 인사로 끝을 맺곤 한다.
오늘은 마침 안성 장날이다. 5일마다 서는 장날에는 별 일이 없는 한 김여사께서는 빠지지 않고 장에 가시는 편이다.
산에서 채취한 각종 나물이며 버섯, 밭에서 재배한 푸성귀 등 김여사의 상품은 각양각색이다.
100% 진짜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그러니 고정 손님도 있어 입도선매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범려와 같은 수완을 가지셨다고나 할까?
김여사께서 파시는 것은 단지 물건이 아니라 신용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8순의 연세가 되었지만 등산도 하시고, 게이트볼도 치시며 나물 따위를 캐다 장에서 파시는 것을 즐겨 하신다.
그래서 생긴 돈은 흔히 친손 외손 가릴 것 없이 손에 쥐어주시기를 좋아하신다.
때로 사회 단체에 기부도 하시고 봉사 활동도 하신다.
객적은 농담도 곧잘 하시지만 악의가 없이 늘 한결같으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