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 안재동 천지(天地)에 저뿐인 양 옷고름 마구 풀어헤친다 수줍음일랑 죄다 땅 밑으로 숨기고 백옥같이 흰 살결 드러내 하늘에 얼싸 안긴다 보고 또 보아도 싫증 나지 않는 자태 찬란도 단아도 이르기 부족한 말 수십 여일 짧은 생 마른 장작 타듯 일순 화르르 온몸을 아낌없이 태우며 세상천지를 밝히는 뜨거운 사랑의 불꽃 아무리 아름다워도 찰나에 시들 운명, 순응이나 하듯 봄비와 산들바람을 벗삼아 홀연히 떠나버린 자리에 오버랩되는 고즈넉한 그리움 시심(詩心)/한국의 시 2022.04.13
학교 기숙사 가는 길옆에 핀 벚꽃 좀 늦게 피어올랐지만 벌들이 앵앵(櫻櫻)거리며 달라붙는다. 주변에 있는 벚나무에서는 아직 도 겨우 몽우리만 진 채 때를 기다리고 있다. 그림기억[사진]/그림기억[사진] 2013.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