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페이스북의 글

군자구저기(君子求諸己) 소인구저인(小人求諸人)

지평견문 2016. 12. 26. 09:17


오늘 아침 읽은 논어 구절 중에 와 닿는 말이 하나 있다.

 

군자구저기(君子求諸己) 소인구저인(小人求諸人).”

 

군자는 자기에게서 구하고, 소인은 남에게서 구한다는 것이다. 물론 공자의 말이다.

국어사전에 보니 군자에 대해서는 행실이 점잖고 어질며 덕과 학식이 높은 사람을 이르는 말로 쓰이고 있다. 소인은 이와 상대되는 사람이라 보면 되겠다.


하여간 군자는 무슨 일이 있으면 자기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는다는 것이니, 잘못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그러니 잘못을 하게 되면 이를 뉘우치고 올바른 길을 찾아 나서게 되지만 소인은 그렇지 않다. 뭔가 원인을 밖에서 구하다보니 웬만한 잘못은 남을 탓하기 십상이다. 설령 그것이 자기 잘못이라고 알아차리는 경우마저 나만 그러냐?’며 남을 끌어들이고, 관행이었다고 둘러대기를 좋아한다.


국정조사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군자와 소인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군자 측에 가까운 사람은 뭔가 확신을 가지고 자신 있게 이야기를 하는 편이다. 그런데 소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얼굴빛이나 눈동자, 또는 말투에 석연치 않은 모습들이 여기저기 발견된다.

 

명정언순(名正言順)이라고 했던가? 명분이 바르면 말도 순한 법이다. 그런데 거짓말을 한번 하게 되면 그것을 꾸미기 위해 또 다른 거짓말을 보태게 된다. 그러다보면 말이 엉키고 앞뒤가 잘 맞지 않게 된다. 당사자들도 그런 것을 어느 정도 알다보니 아예 모르쇠로 나가면서 이를 최대한 방어하려는 노력을 하느라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참으로 보기에 안쓰럽고 민망하기 그지없다. 더구나 그들 대개가 이 사회의 최고 학부를 나와 최고의 권력과 부를 누리던 사람들이라는 데서 이게 나라냐는 사람들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면서 그저 한숨이 나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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