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의 교향시 > - 양광모
해라는 놈, 사랑 좀 할 줄 알더군
붉은 노을 연가 하늘에 적어놓더니
슬쩍 바다의 품으로 안겨들잖아
바다라는 놈, 이별 좀 할 줄 알더군
발그레 상기한 얼굴 말갛게 씻겨
훌쩍 해 허공으로 떠나보내잖아
섬이라는 놈, 외로움 좀 즐길 줄 알더군
한번쯤 뭍으로 찾아갈 법도 한데
낮이나 밤이나 제자리 꿈적 안 하잖아
사랑에 지치면 바다가 되자
이별에 지치면 섬이 되자
외로움에 지치면 해가 되자
오늘도 떠나가는 뱃꼬리 맴돌며
날아갈까 앉을까 끼룩끼룩 울어대는
갈매기라는 놈, 그리움 좀 즐길 줄 알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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