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페이스북의 글

대도유문(大盜有文)

지평견문 2017. 5. 18. 17:32


한때 어떤 대통령의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는 휘호가 눈에 띈 적이 있다. 나는 언젠가 같은 음을 가지고 우스개 소리로 대도무문(大盜無門)이라고

하며 웃은 일이 있다. 실제로 큰 도둑들에게는 들어가지 못할 만한 문()이 따로 필요치 않으니까. 그런데 오늘 다시 나는 대도무문이 아니라 대도

유문(大盜有文)이라는 말을 떠올려 보았다. ?

 

오늘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식 현장에서 나름 감동적인 연설을 했고, 뒤이어 37년 전 그 날 태어난 여자

분이 그 때 아버지를 잃었던 기억을 더듬으며 우는 모습을 보고 끝내 눈물을 훔치며 다가가 그녀를 안아주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나 또한 울먹

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니 문대통령은 나의 마음을 훔쳐갔을 뿐 아니라 상당수 국민들의 마음을 훔쳐 간 대도임에 틀림없다. 그러니 대도유문(

盜有文)이라고 해서 이치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이왕 그렇게 시작한 바에야 시종여일(始終如一)하게 끝까지 초지일관(初志一貫)

는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란다. 그런 도둑이라면 국민들은 문을 활짝 열어놓고 도둑을 기꺼이 맞아들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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