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심(詩心)/한국의 시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지평견문 2021. 9. 1. 06:20

 

<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

 

​                         - 김소월

 

'가고 오지 못한다'는 말을

철없던 내 귀로 들었노라.

만수산을 나서서

옛날에 갈라선 그 내 님도

오늘날 뵈올 수 있었으면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고락에 겨운 입술로는

같은 말도 조금 더 영리하게

말하게도 지금은 되었건만.

오히려 세상 모르고 살았으면!

'돌아서면 무심타'는 말이

그 무슨 뜻인 줄을 알았으랴.

제석산 붙는 불은 옛날에 갈라선 그 내 님의

무덤의 풀이라도 태웠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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