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에 서서 >
- 서정윤
전혀 가보지 않은 길을 달려
여기까지 왔다
남들 다 쉽게 지나간 길을
너만 더 어렵게 왔다
나보다 빨리 지나간 사람들의
뒷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어디까지 가서 쉬나
쉼 없이 달리다가
이 길의 끝에 닿으면 어떡하나
이만큼의 길도
나는 이미 지쳤는데
그들은 왜 그다지 빨리 가야하나
그들은, 쉬는 밤을
별과 함께 보낼 수 있을까
별빛이 달려온 거리를
생각하며 반가이 맞을까
이러다가 나는
이 길의 끝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마치지나 않을까
그저 남들 따라가는 나는
얼마나 불쌍한가
'시심(詩心) > 한국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구에게 (0) | 2022.01.13 |
---|---|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0) | 2022.01.11 |
무 덤 (0) | 2022.01.09 |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0) | 2022.01.08 |
맘에 있는 말이라고 다 할까 보냐 (0) | 2022.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