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심(詩心)/한국의 시

넘어져서

지평견문 2022. 2. 14. 23:47

< 넘어져서 >

 

- 서정윤

 

바람의 실수는

바람에서 끝나야 하고

꽃의 실수는,

물방울의 실수는,

하늘의 실수는,

그들에서 그쳐야 하는데

 

바람의 실수에

꽃이 넘어지고

꽃의 실수로 물방울이 울고

하늘의 실수로 내가 아프다.

 

우리들은 늘

바람의 실수에

꽃에 물방울에 하늘에

아파해야 할 일들만 남아 있다.

 

내가 넘어져서

고통받는 그에게

미안하다.

 

'시심(詩心) > 한국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독  (0) 2022.02.15
떠나 보자  (0) 2022.02.14
봄이여 오라  (0) 2022.02.12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  (0) 2022.02.10
얼음처럼  (0) 2022.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