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심(詩心)/한국의 시

친구

지평견문 2022. 2. 24. 22:09

< 친구 >

        - 이해인

 

친구야 너는 아니

꽃이 필 때 꽃이 질 때

사실은 참 아픈거래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아 줄 때도

사실은 참 아픈거래

 

친구야 봄비처럼

아파도 웃으면서

너에게 가고픈 내 맘 아니

 

향기 속에

숨겨진 내 눈물이

한송이 꽃이 되는 걸

너는 아니

 

우리 눈에

다 보이진 않지만

우리 귀에

다 들리진 않지만

 

이 세상엔

아픈 것들이 너무 많다고

아름답기 위해서

눈물이 필요하다고

 

엄마가

혼잣말처럼 하시던 얘기가

자꾸 생각나는 날

 

이 세상엔

아픈 것들이 너무 많다고

아름답기 위해서

눈물이 필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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