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정의(正義 )

다 같은 부모의 자식

지평견문 2013. 1. 4. 05:40

              〇 다 같은 부모의 자식

 

    처사 성담수(成聃壽)는 형제자매가 10여 명이나 되었다. 부모가 돌아가자 3년 상을 마치고 형제들을 모이게 하여 재산을

분배하였다. 그는 번번한 것을 보면 “아무에게 주어라.”하고, 종 가운데 진실한 자가 있으면 또 선뜻 “아무에게 주어라.”고

하였다. 그런데 정작 부서지거나 변변치 못한 물건에 이르면 “이는 부모님의 뜻이니 내가 갖겠다."라고 하였다.

 

    심지어 그는 집이 없는 누이동생에게 본집마저 주고자 하였다. 여러 아우들이 “부모님이 계시던 집은 장자에게 전해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극구 말리자 의견을 철회하였다. 하지만 그는 “다 같은 부모의 자식인데 나만 홀로 집을 가질 수는 없다.”

고 하면서 지니고 있던 무명을 팔아 누이동생이 집을 장만하는 밑천으로 주니, 동생 인수(仁壽)도 또한 그의 가재를 팔아 보

탰다. 둘이 마음을 합쳐 어린 동생들을 차례로 시집 장가를 보내니 온 집안에 서로 이간하는 말이 없었다.

 

    부모 된 처지에서 보면 어찌 이런 자식을 두고 싶지 않으랴. 형제로써 말하자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쉽지는 않지만 형

제자매간에 이익을 따져 다투는 것보다 훨씬 큰 이익이 이 가운데 있지 않다고는 감히 말하지 못하리라. 수십 억 가운데 형제

로 만나거나 친구로 만남이 어디 보통 인연이던가. 어찌 옷깃만 스치는 인연에 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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