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정의(正義 )

개미떼가 둑을 무너뜨린다

지평견문 2013. 2. 24. 07:16

                         〇 개미떼가 둑을 무너뜨린다.

 

    천 길이나 되는 제방은 땅강아지와 개미의 굴 때문에 무너지고 백 자나 되는 집은 굴뚝에 난 틈새의 연기로 인해 불이 난다.

《한비자(韓非子)》 유로(喩老) 편에 나오는 말이다. 땅강아지나 개미 한 마리는 미미한 존재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그것이 모

여 떼를 이루고 오랜 시일 굴을 파다 보면 천 길이나 되는 제방도 어느 사이 무너져 내리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개미떼가 둑을

무너뜨린다고 하여 군의궤제(羣蟻潰堤)라고 하는데, 작은 재난이 큰 화를 빚어냄을 비유하게 되는 것이다.

 

    요즈음 흔히 쓰이는 개민 군단이라는 말도 어쩌면 작은 것이 뭉쳐 큰 힘을 발휘하는 그러한 개미의 속성에서 비롯된 말일 것

이다. 군의궤제는 마침 좋지 않은 의미로 쓰인 말이지만 군의(羣蟻), 곧 개미떼만을 가지고 논하자면 보잘것없는 개미들도 모이

면 큰 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한때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유행처럼 쓰이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 어쩐 일인지 자꾸 편 가르기 풍조가 만

연하여 서로 앙앙불락하며 서로 간에 평행선을 달리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나와 의견이 곧 다르면 곧 좌니 우니 하여 물과 기름

처럼 되어 버리고 마니 사회의 큰 병폐가 아닐 수 없다. 같지 않은 것을 억지로 같게 해서도 안 되지만 상호간에 다를 수 있는 의

견을 인정하지 않고 논외의 이상한 틀로 규정하여 아예 들으려고도 하지 않으면 사회가 건전한 발전을 할 수 없게 된다. 각자의

다를 수 있는 견해를 서로 충분히 토로해 거기에서 공통분모를 찾고 다른 부분을 서로 인정하면서 조화를 추구하는 가운데 공생

하는 지혜를 발휘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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