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정의(正義 )

상하의 아홉 가지 폐단

지평견문 2013. 5. 29. 05:32

                       ○ 상하의 아홉 가지 폐단

 

    《성호사설》에는 윗사람의 6폐(弊)와 아랫사람의 3폐, 곧 9폐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위에 있는 6폐는, 첫째 남을 이기기를 좋아하는 것, 둘째 허물 듣기를 부끄러워하는 것, 셋째 구변(口辯)만을 내세우는 것, 넷째 총명을 자랑하는 것, 다섯째 위엄을 부리는 것, 여섯째 강퍅(彊愎)을 방자하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성호에 의하면, 남을 이기기를 좋아하면 반드시 아첨하는 말에 솔깃해지고, (자신의) 허물에 대해 듣기를 부끄러워하면 반드시 충고를 꺼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래에서 아첨하는 자가 그 뜻에만 순종하여 충실한 말은 한 마디도 듣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나름 경고하고 있다.

 

    구변은 곧 말 잘하는 것을 이르니, 구변만을 앞세우면 필히 남의 말을 가로채어 남을 억누르고 말하게 될 것이며, 자신의 총명을 자랑하다 보면 반드시 억측을 써서 남을 속임수로 헤아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관망하는 자들이 스스로 편리함을 추구하여 학덕을 수련하는 말이 극진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는 위에서 위엄을 부리게 되면 반드시 겸허한 마음으로 사물을 접하지 못하게 되고, 위에서 강퍅함을 방자하게 하다보면 반드시 자기의 잘못을 인책하면서 충성스럽게 간하는 말을 듣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아래의 유약한 자들이 죄책에 걸릴 것을 회피하여 실상과 이치에 맞는 말을 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위의 6폐에 대하여 그는 아래의 3폐를 아첨과 관망과 유약함이라고 하고 있다. 이 세 가지 폐단은 바로 위의 6폐로 말미암아 생기는 것으로 위에서 성실히 노력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한다. 위에서 잘못한다고 해서 아래에서 반드시 그대로 잘못을 좇아서는 안 되겠지만 대개 윗물이 우선 맑지 않으면 아무래도 그 영향력은 부정적으로 파급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이래저래 위의 사람이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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