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정의(正義 )

급한 것과 작은 이익

지평견문 2013. 7. 9. 05:31

 

      ○ 급한 것과 작은 이익

 

 

    자하(子夏)가 공자에게 정사(政事)에 대하여 묻자 공자가 말하였다.

 

 

    “급속히 하려고 하지 말고 자그마한 이익을 보지 말아야 하니, 급속하게 하고자 하면 통달하지 못하고 자그마한 이익을 보게 되면 큰일을 이룰 수 없게 된다.”

 

 

    공자는 무슨 일을 서둘러 급하게 하지 말라고 하였다. 자그마한 이익에 구애되어 큰 것을 잃지 말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서두르면 일을 망치게 되기 십상이고 작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2500여 년 전에 오늘날이 있을 줄 알고 이런 말을 한 것은 아닐 텐데 요즘 상황을 보면 이거 완전히 족집게 아닌가? 알고 한 것이 아닌 데 그렇듯 맞아들어 간다면 세상 이치가 대개 그러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인간 세상은 거듭된 발전으로 무수한 변화를 보였지만 살아가는 방식은 거개가 비슷한 모양이다. 과거라고 무시하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닮은꼴이 아닌가? 그렇다면 미래도 반드시 오늘날을 반면교사로 삼을 것임은 자명한 이치이다. 역사라고 하든, 아니면 다른 이름으로 명명하든 과거는 반드시 들여다보아야 할 충분한 가치를 함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날 누군가 지나간 길을 우리가 회상하듯 오늘 내가 밟고 가는 이 길을 뒷날 누군가 또 거치면서 견주어 보지 않으리란 법이 없으니 어찌 내 발걸음이라 하여 함부로 할 것인가.

 

    이쯤에서 한번쯤 짧지만 길게 느껴지는 현 정권의 현주소를 스스로 점검해보는 것은 어떨까? 급히 서둘러보니 과연 어떻던가? 혹여나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것만 못한 점은 없었던가?. 자그마한 이익을 꿈꾸다 혹 큰 것을 잃지는 않았는지?

 

    지금으로서는 천천히 돌다리도 두드려가며 가야 할 때인 듯싶다. 조그마한 경제적 이익 보다 국민의 신뢰성을 얻는 것이 더 절실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런 해답은 역사 속에 이미 다 나와 있다. 과거, 지난 일이라고 해서 그저 잊는다고 그냥 잊어지는 것이 아니다. 뒤늦게라도 외양간을 고치는 것이 그대로 놓아두는 것 보다 훨씬 나은 법이다. 미래를 가기 위한 초석, 어쩌면 과거에 모두 집적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정심을 가지고 진정어린 접근만 하면 건너야 할 길이 환하게 드러나 있다. 오늘 그 징검다리를 하나하나 밟아야 비로소 미래의 문이 활짝 열릴 수 있다. 빨리 가고 싶다고 서너 단계씩 뛰어 건너려다 물에 빠질까 우려된다. 내가 건너다 다 못 건너면 뒤에 오는 사람이 이어 건너게 여지를 남길 생각을 하면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갈 수 있지 않겠는가.

 

    무엇이 작은 이익이고 무엇이 서둘러서 안 될 일인지 이제라도 한번쯤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혼자 생각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더욱 좋고.

 

           (* 2008년 7월 22일 용두팔 게시판에 올린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