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페이스북의 글

어머니와의 통화

지평견문 2016. 12. 7. 08:46


출근하며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오늘은 안성 장날이기에 당연히 장에 가셨으리라 지레 짐작하고

 

장에 가셨어요?”

 

하고 여쭈어 보았다. 그랬더니 예상과 달리

 

아니? 추워서 안 갔어. 그리고 이제 팔만한 것도 없어 두 달은 공치게 됐어.”

 

라고 말씀하셨다. 참 한 치도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답변이셨다. 그렇다고 애시 당초

그냥 넘어갈 내가 아니지 않는가?

 

게이트볼 치신다구요?”

 

아니, 공친다니까.”

 

글쎄, 공치신다고 하셨지 않아요? 어머니가 치실 줄 아는 게 게이트볼 밖에 더 있어요?”

 

마치 청문회에 나온 증인을 대하듯이 몰아치며 여쭈어 보았더니 결국 어머니께서도 킬킬 웃으시며

 

그래, 그래..”

 

하신다. 금방이라도 눈발이 쏟아질 것 같은 날씨만큼이나 혼미한 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