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페이스북의 글

계란 두 개 때문에 장수를 버릴 수 없다.

지평견문 2017. 6. 5. 09:00

 

공총자(孔叢子)라는 책에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자사가 위()나라 임금에게 구변(苟變)에 대해 말하기를 그의 재주가 5백승()의 장수가 될 만하다고 하였다. 보통 제후의 경우 1천승의 군사를 거느릴 수 있다고 되어 있는 만큼 구변은 장수감으로서 상당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정작 위나라 임금은 구변에 대해서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었다.

 

나 또한 구변이 장수의 재목감이 됨을 익히 알고 있소. 하지만 구변은 그가 일찍이 관리가 되어서 백성들에게 세금을 거둘 때 다른 사람의 계란 2개를 먹은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를 쓰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위나라 임금은 인상 등용에 있어 나름대로의 자기 기준이 있음을 설명한 것이다. 자사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며 그것이 매우 부적절한 조치임을 다음과 같이 설파하였다.

대저 성인(聖人 : 여기서는 임금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 할 듯함)이 사람을 관직에 등용하는 것은 도목수가 나무를 쓰는 것과 같이 해야 하니, 그 장점을 취하고 그 단점을 버려야 하는 것입니다. 계란 두 개 때문에 간성(干城)의 장수를 버리는 것은, 이는 이웃 나라에 알려지게 해서는 안 됩니다.”

 

요사이 새 정부 들어서서 인사 청문회가 한창이다. 적재적소에 인물이 추천되어야 하고 청문회 또한 착실한 검증을 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시콜콜 후보자를 흠집 내는 데만 급급해서도 곤란하다. 그렇게 되면 정작 그 직위를 맡더라도 그만큼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조사나 채택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경중을 따져서 어느 것이 국민 정서에 맞고 국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인가를 잘 분별하여 지혜로운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지평생각 > 페이스북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졸지에 학생이 된 사연  (0) 2017.06.07
간디의 재치있는 말  (0) 2017.06.06
제자의 방문  (0) 2017.06.01
격세지감(隔世之感)  (0) 2017.05.31
오안당(梧安堂)  (0) 2017.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