〇 물건 하나라도 아낄 줄 알아야
동평위(東平尉) 정재륜(鄭載崙 : 효종의 사위)이 궁중에서 효종을 모시고 식사를 할 때의 일이다.
동평위가 밥을 물에 말아서 먹다가 너 댓 숟가락 먹고는 그만 먹기가 싫어서 그대로 남겼다. 효종이
이를 보고 꾸짖기를,
“먹을 만큼만 밥을 물에 말을 것이지 먹지도 못할 것을 말아서 남겨서야 되겠는가. 비록 물에 말았다
가 남겼다고는 하나 짐승에게 먹이는 데 쓰일 것이니 함부로 버리지 말라. 무지한 백성들이 곡식 귀한 줄
을 알지 못하고 모두 내다 버리니 이는 하늘이 내려준 물건을 함부로 다루는 죄를 면할 길이 없는 것이다.”
라 하였다. 동평위가 나중에 효종의 수라상이 나가는 것을 몰래 살펴보니 밥그릇에 밥알 하나도 남긴 것이
없었다고 한다.
- 《동평위 공사견문록(東平尉公私見聞錄)》 -
우리가 어릴 적에 비해 지금은 물자가 대단히 풍성해졌다. 그러다보니 요즘 아이들은 물건이 아까운 줄
모르고 마구 낭비하는 경향이 있다. 한쪽에서는 차고 넘쳐 함부로 버릴지라도 또 한쪽에서는 여전히 부족
하여 쩔쩔매는 것이 현실이다. 어찌 내 것이라 하여 아무렇게 써서야 되겠는가. 풍족한 가운데서라도 아끼
다 보면 반드시 도움이 되는 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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