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정의(正義 )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다

지평견문 2013. 1. 15. 05:46

                           〇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다

 

    조선 중엽에 대사헌을 지낸 홍흥(洪興 : 1424∼1501)은 강직한 인물로 알려졌다. 일찍이 임사홍(任士洪)이나 한명회(韓明澮)와

같은 권신을 탄핵한 바도 있을 정도로 대가 찼다고 한다.

 

    그는 이육(李陸)과 담장을 사이에 두고 살며 사이좋게 지냈다. 이육이 새로 집을 지으면서 국가에서 정한 제도 보다 좀 지나치게

짓자 그는 관아에 나가던 중 이육 집안의 사람을 불러 말하기를,

 

    “만약 털끝만큼이라도 제도에 어긋나게 되면 마땅히 불법으로 논하겠다.”

 

고 하였다. 그가 퇴청하여 뒤에 가서 살펴보니 제도 보다 지나치게 지었던 것은 이미 모조리 헐어버렸다고 한다.

 

    홍흥과 이육은 매우 친한 사이였다. 하지만 홍흥은 친분이 있다 하여 국법을 무시하는 행위를 결코 용납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육

또한 홓흥의 성격을 아는 까닭에 바로 그의 말을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나마 그래도 홍흥은 이육과 친한 사이였기에 미리 언질을

주어 친구가 죄에 빠지지 않도록 배려한 흔적이 보인다. 엄한 가운데도 따스한 마음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공과 사를 분명히 구분하

면서도 친구를 잃지 않는 지혜로움을 홍흥은 몸소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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