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과 따로 노는 말의 성찬
고순요설(鼓唇搖舌)은 입술을 나불대고 혀를 놀린다는 말이다. 예컨대 말재주로 선동하거나 유세함을 형용하기도 하고, 크게 의론을 제기함을 이르기도 하는 데, 주로 폄하하는 뜻이 들어 있다. 화려한 선거 공약의 뜨거운 열기가 아직 식기도 전에 슬며시 하향 조정되는 것들이 간혹 눈에 띈다고 한다. 단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실천할 수 없는 공약을 마구 내세웠다는 이야기이다.
이제 얼마 있으면 또 우리는 많은 애국자들을 보게 될 것이다. 무슨 요술 방망이나 휘두르듯 장밋빛 공약이 난무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나중에야 어떻게 되건 일단 붙고 보자는 식의 막가파식 선심 정책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질 판이다. 여러 번 속았지만 어쩔 수 없이 또 알고도 속을 일이 있게 되지 않을까 두렵다. 어차피 신뢰는 문제가 되지도 않게끔 되었다. 이쪽이나 저쪽이나 믿을 수 없긴 매일반이니 그저 덜 나쁘다고 하는 쪽에 손을 들어주어야 하는 슬픈 현실이 또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부자나 정치인 등이 존경받는 그런 사회를 바라는 것이 잘못이 아니기를 바란다. 어떠한 사람이 잘못을 저질러 사회 지탄을 받게 되었을 때 재수 없는 사람으로 치부되는 풍토가 아니기를 원한다. 착하고 정직한 사람들이 부자가 되고, 정치인으로 성공하며 대우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 그들이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으로 떠올라야 되지 않겠는가. 누가 어떻게 되는 데 대하여 뒷말이 없는 투명한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 것인가. 몸이 따르지 않는 화려한 말의 성찬은 이제 박물관에나 가두어 둘 때가 되었다.
(* 2008년 3월 13일 용두팔 홈페이지 게시판에 게재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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