〇 올바른 자식 사랑
어머니께서 가끔 하시는 말씀 중에 내리사랑이란 것이 있다. 아무리 효가 백행의 근본이라고 해도 그렇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천성적으로 효성을 타고날 수도 있겠지만 자식 사랑에 비하면 아무래도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측면이 보다 많을 것이다. 그런데 자식
에 대해서는 그러고자 해서가 아니라 저절로 그런 마음이 우러나온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아끼는 법이다. 그러니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그것을 탓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특히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거의 종교적이라 할 만하다. 노우지독(老牛舐犢)이란 말은 어미 소가 송아지를 핥는다는
것인데, 이는 자식을 애지중지하는 어미의 마음을 비유한다. 어미는 지독할 정도로 그렇게들 자식을 사랑해왔고, 또 하고 있다. 아
마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언젠가 한 초등학교 교사가 쓴 책을 하나 본 일이 있다. 그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부조리한 현상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며
이를 개선해보고자 노력하다 해직을 당하였다 복직을 한 분이었다. 마치 그 책을 보면 학교가 비리의 온상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
은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촌지는 물론이려니와 학부모들의 비뚤어진 자식 사랑에 관한 것도 있었다. 치맛바람을
통해 자기 자식을 어떻게든 다른 아이들보다 유리한 고지에 세우려는 노력은 참으로 보기에도 안쓰러웠다.
부모가 자식을 위한 것 자체가 나쁠 수는 없다. 문제는 내 자식을 위한다고 하여 다른 사람의 자식에게 해가 되는 것은 곤란하다는
점일 게다. 내 자식만 잘 되는 것도 결국은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로 나아갈 공산이 크다. 내 자식 뿐 아니라 다른 자식도 잘 되어 사회
적 기반이 건전하게 조성될 때 내 자식도 혜택을 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 그 폐해는 내 자식이라 해서 피해갈 수 없겠기 때문
이다. 결과만 좋다면 과정이야 어째도 상관없다는 투의 행동 방식은 보이지 않는 여러 가지 폐단을 잉태하게 되고 그것은 부메랑 효과
를 발휘하여 나나 내 자식에게도 돌아올 수 있다. 크게 보아야 한다. 우리가 모두 함께 잘 될 수 있는 노력을 해야지 나나 내 자식만 잘
되는 그런 것은 가능치도 않고 기대해서도 안 된다.
자식을 사랑하되,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참된 사랑인지 한 번쯤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은 우리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고
부지불식간에 닮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학교 가기에 앞서 우리에게 먼저 배우게 된다. 나 자신은 사회적 통념에 어긋나는 잘못된 일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그들은 말도 배우지만 행동도 따라서 배운다. 그들은 또 하나의 내가 되고
있음이다. 그래서 옛 현인들은 발걸음 하나마저도 소홀히 하지 말라고 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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