〇 공왕(空王)과 유동보살(儒童菩薩)
부처나 공자 모두 왕을 지낸 일은 없지만 왕으로 불리기도 한다. 부처는 공왕(空王)으로 불리고 공자는 문선왕(文宣王)으로 일컬어진다.
석가야 원래 왕자 출신이었으니 출가만 하지 않았으면 왕이 될 법도 하였다. 그런데 생로병사에 의문을 품고 출가의 길을 택하여 보리수
밑에서 깨닫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하여 왕이라는 세속적 칭호가 따라다닐까? 부처를 공왕(空王)이라 높여 이르게 된 데는 그가
‘세상 일체는 모두 공(空)’이라고 한 데서 붙었다고 한다.
공자야 한대(漢代) 이후 유교가 흥성하게 되면서 문선왕으로 추존된 것이지만 불자(佛者)들은 또 그를 유동보살(儒童菩薩)이라 하여 불
교적으로 일컫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세속에 초연한 부처를 왕이라 하는 것도 그러려니와 공자를 보살로 일컫는 것 또한 그렇게 걸 맞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그렇게들 일컫고 있는 것이다.
호칭이야 어디 갔던 간에 석가나 공자 모두 세상 사람들을 착하게 살라고 일깨우는데 앞장섰다고 함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서역의 예
수나 마호메트라 해서 또한 그들과 별반 다를 게 없음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곳곳에서 종교적 이유로 인하여 많은 분쟁이 일
어나는 것은 사실 어불성설이다. 사랑과 자비, 인(仁)은 그 표현만 다를 뿐 인간들끼리 서로 사랑하고 도와가며 잘 살아가라는 메시지임이
분명할 진대 그렇게 편 가르고 다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위 아 더 월드’라는 말 자체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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