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정의(正義 )

주식(酒食)을 즐기듯 착한 말을 구해야

지평견문 2013. 4. 26. 05:25

                         ○ 주식(酒食)을 즐기듯 착한 말을 구해야

 

    “주식(酒食)은 사람들이 애호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이 서로 만났을 때에 아낌없이 주는 것은 저 사람이 좋아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군주가 만약 주식을 즐기듯이 착한 말을 구한다면 사람들이 또한 무슨 마음으로 착한 말을 아뢰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충성스러운 말이 이르지 않는 것은 군주가 바른 말을 즐겨하지 않기 때문이다.”

 

    《성호사설(星湖僿說)》 납군언(納君言)에 나오는 말이다. 남의 군주가 되어서 충성스러운 말이 이르지 않는다면 그 얼마나 불행한 군주이겠는가? 그리고 그가 다스리는 백성은 또 얼마나 그 불행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인가? 군주는 남과 달라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여러 사람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래서 말 한 마디, 행동 한 자락 펼치는 데도 신중에 신중을 더해야 한다. 오죽하면 한 군주의 마음을 바로 잡는 것이 만 가지 변화의 근원이라고 했을까?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예나 지금이나 최고 통치자의 언행이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을 것이다.

 

    어진 군주는 모름지기 주식을 즐기듯이 아랫사람들의 착한 말을 구하도록 해야 한다. 아랫사람들의 말을 잘 들어야 할 뿐 아니라 그 말이 과연 나에게 아부하는 것인지 참으로 진솔한 말인지 구분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니 귀에 좀 거슬린다고 해서 내칠 것도 아니고, 당장 듣기에 좋다고 하여 함부로 받아들여서도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