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광(李睟光)의 《지봉유설(芝峯類說)》잡설(雜說)에 보면 이러한 이야기가 나온다.
“조남명(남명 조식)이 이르기를, ‘조선은 이서(吏胥) 때문에 나라가 망할 테니 가히 통절(痛切)하다.’고 하였는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이서의 해가 자심하다. 관원이 된 자는 아침에 바뀌고 저녁에 갈려서 자리가 따뜻해질 겨를이 없는데 서리의 무
리는 어려서부터 늙을 때까지 일을 맡아 마음대로 하며 조종하고 신축(伸縮)하는 것이 전적으로 그 손에 있어 장부를 조작
하거나 재물을 도둑질할 뿐만이 아니다. 세속에서 이를 일러 강물은 흘러도 돌은 구르지 않는다고 한다.”
강물은 흘러도 돌은 구르지 않는다는 한자적 표현이 강류석부전(江流石不轉)이다. 수령은 갈리어도 그 밑에 있는 아전들은
바뀌지 않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것이 어찌 조선시대에만 해당하는 문제일까? 낙하산 인사가 많은 상황 하에서 업무 파악도 제대로 안 된 가운데 고위직들
이 자주 교체되고 어떤 사안들이 지속성을 갖지 못한 채 표류한다거나 공무원들이 복지부동하는 사례도 어쩌면 이런 문제와
관련이 있을성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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