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페이스북의 글

난극사치(亂極思治)

지평견문 2016. 11. 27. 07:55


어제(11.26) 광장의 열기는 난극사치(亂極思治) 바로 그거였다. 난극사치란 혼란이 극도에 이르면 민심은 태평한 세상을 그리워한다는 뜻을

머금은 사자성어이다. 그러기에 눈보라가 몰아쳐도 식을 줄 모르는 민심이 도심에 촛불을 환히 밝힌 것이다.

 

하늘은 백성이 보는 것을 보고, 하늘은 백성이 듣는 것을 듣는다고 했다. 민심이 곧 천심이라는 맹자의 말이다. 민심에 어디 고금이 있으며

동서가 따로 있겠는가? 권력의 부정과 비리에 맞서는 명예혁명의 불길은 이제 더 이상 유치한 속임수 따위로 멈출 수는 없다.

 

노도와 같은 민심의 물결은 광장을 촛불로 뒤덮었고, 그들의 열기는 추위도 녹여버리는 함성에서 하나가 되었다. 남녀노소를 뛰어넘고 지역

과 학맥의 장벽을 일시에 무너뜨린 뜨거운 가슴의 불덩이가 모두를 동지로 만들었다.

 

그들에겐 당장 눈에 보이는 작폐를 해결하는 데에 머물러 있지 않다. 그들의 입에 거론되는 역사는 미래를 내다보고 있고, 절망 속에 희망을

담아내고 있다. 그러기에 그들은 엄중한 현실을 어깨춤에 담아내고 광장을 축제의 도가니로 승화시키고 있다.

 

한두 사람의 꿈은 그저 단순히 꿈에 그칠지 모르지만 너와 내가 하나가 되어 100, 200만의 사람이 같이 하면 현실이 된다. 자기 몸을 태워

어둠을 거두어내는 촛불은 100% 성공하는 인디언의 기우제처럼 끊일 줄 모르고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가고 있다.

 

   

   광장에 모인 민심


영주에서 올라온 고등학교 친구 박병철 교수(동양대)를 광화문 KT 앞에서 만났다.